눈을 감는 검왕
정마대전에서 은월문이 멸문한 날 깨우친 전설의 무공, 폐안(閉眼).
지금 나의 보름달처럼 아름답고 올곧은 궤적의 만월검법으로는 아무것도, 나의 사제들을 하나도 지킬 수 없었다.
두 눈을 베이고 시력을 잃고 난 뒤, 빛을 잃어 달을 쫓지 못하는 나의 만월검법에 어둠이 드리우니.
월식이었다.
나도 영문을 모르는 채, 눈 앞의 마교들을 단칼에 베어버렸다.
동시에 나는 죽음을 당했다.
그렇게 눈을뜨니 아침이 왔는데,
아침..?
아침 ????
7년 전으로 회귀해 멀쩡한 두 눈으로 다시 사제들을 마주했다.
"이번 생엔 절대 잃지 않는다. 근데... 나는 누구고 너네는 왜이리 달라져있는 것이냐"
그 뒤로 여차저차 다시금 사부 겸 대사형이 되어 수련을 위해 사제들에게 무식하게 돌을 나르게 하고 하체를 굴렸다.
그랬더니 녀석들이 무림의 대문파 기재들을 맷집으로 씹어먹기 시작했다.
"아니, 왜 검기를 몸으로 버티냐고! 바닥 부서지면 상금 까이잖아!"
삼류 문파의 짠내 나는 생계형 훈련기.
그리고, 세상이 어둠에 잠길 때 비로소 진짜 눈을 뜨는 검왕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