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인 한양
그러나 귀국 전날 밤, 낯선 노신사에게서 받은 낡은 드립포트 하나가 그녀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눈을 뜨니 1850년대 조선, 한양 한복판이었다.
언어도 통하고 몸도 성하다. 다만 돌아갈 방법을 모른다.
살아남기 위해 가영이 선택한 것은 단 하나, 커피였다. 조선에서 가배(珈琲)라 불리던 그 이름으로, 그녀는 다우가(茶友家)를 열고 도성 최초의 바리스타가 된다. 얼음 없이 냉각을 만들고, 금남당에서 여인들의 쉼터를 짓고, 폐허 같던 땅 위에 무릉도원을 세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의 옆에는 만상의 대방 임도진이 있었다. 냉정하고 날카롭지만 단 한 번도 그녀를 의심하지 않은 남자.
가영은 언젠가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안다. 도진도 그것을 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오늘도 이 조선 땅에서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
떠나야 하는 여자와,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아는 남자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