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 : 남겨진 자의 기록
그 숫자를 보는 자, 운사 후.
그는 원래 죽음을 거두는 신이 아니었다.
그저 오래 살피고, 늦게 사랑하고, 끝내 남겨지는 존재였다.
단군의 동굴에서 시작된 작은 빛 하나.
곰에게는 구원이었고, 호랑이에게는 버림이었다.
그날 이후 후는 5,000년 동안 수많은 마지막을 보게 된다.
신단수 아래의 봉분, 조선의 궁궐, 전쟁의 바다, 하얼빈의 눈, 무너진 도시의 흰 먼지, 비 오는 현대의 도로까지.
그는 늘 한 호흡 늦었다.
사랑도, 이별도, 구원도.
죽음을 보는 이야기가 아니다.
죽음을 본 뒤에도 끝까지 남겨진 사람의 기록.
《카운터 : 남겨진 자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