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은 게 신선이라고요? 표지

먹은 게 신선이라고요?

구칠 - 먹은 게 신선이라고요?
배가 고팠을 뿐이다.
거지굴에서 나고 자란 소년은 오늘도 할당량을 못 채워 두들겨 맞고 쓰러졌다.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몸으로 눈을 감는 순간, 뭔가 따뜻하고 빛나는 것이 코앞에 떠 있었다.
그리고 꿀꺽했다.
삼킨 것은 전설의 선인(仙人)이었다.
등선(登仙)한 삶을 포기하고 가련한 거지 하나를 구하러 내려왔더니, 하필 그 거지가 굶어서 자신을 통째로 삼켜버린 것이다. 선인은 황당했지만 나갈 방법이 없었다. 일단 단전에 자리를 잡았다.
"...일단 여기 있겠다."
그렇게 최강의 거지는 소년의 뱃속에 세 들어 살기 시작했다.
스승은 뱃속에 있고, 내공은 단전에서 새어나오고, 할당량은 내일까지인데.
거지굴의 밑바닥 소년 소천, 언젠가 이 세상 모든 거지들이 당당히 설 수 있는 곳을 만들겠다 — 개방(丐幇)의 시작을 아무도 몰랐다. 그게 뱃속 신선 때문이라는 것도.

자유연재 〉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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