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감의 이방인들
1431년 조선, 족보가 의학보다 귀하고 신분이 목숨보다 앞서는 전의감의 심장부. 대국의 의서를 달달 외우는 의원 카르텔이 장악한 이 거대한 성벽 위로, 안성 서운산에서 온 세 명의 ‘이방인’들이 발을 들입니다.
[조선판 하얀거탑, 의학 정치 스릴러]
서자의 울분을 의학으로 승화시킨 반쪽짜리 샌님 이린, 산야의 약성을 몸으로 깨우친 괴력의 약초꾼 장비, 그리고 사람의 기혈을 읽어내는 신비로운 천인(賤人) 소년 서여.
이들은 중국 의학의 자구(字句)에 매몰된 기득권의 상징 구한무와 도성 의생들에 맞서, 조선의 풍토와 환자의 기운을 직접 읽는 ‘야생의 의술’로 승부를 겁니다. 하지만 그들이 마주한 것은 병증보다 더 지독한 권력의 악취였습니다. 살리면 권력의 사냥개가 되고, 실패하면 멸문지화의 올가미가 목을 죄는 정치적 도박판. 그 살얼음판 위에서 이방인들은 묻습니다.
“당신들이 지키는 것은 환자의 목숨인가, 의원의 권위인가.”
[지적 카타르시스와 휴머니즘의 향연]
본초와 침구, 생생한 복진(腹診)의 순간까지.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긴박한 메디컬 드라마. 소외된 병자들의 보루인 활인서에서 제도권 의학의 심장부인 전의감을 넘어, 권력의 정점인 내의원까지. 신분의 한계를 실력으로 부수는 이방인들의 역동적인 투쟁이 시작됩니다.
껍데기만 남은 세상에 본질을 던지는 이들의 기록. 15세기 조선의 심장부를 뒤흔들 가장 뜨거운 의학 서사가 펼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