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구역 0
그런데
아무도 나가지 않았다.
식량은 7일분.
사람들은 뛰었다.
밀고,
잡고,
먼저 차지하려 했다.
한서율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대신
사람을 봤다.
멈춘 순서,
시선,
간격.
그리고 알아냈다.
이건
누가 먼저 가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디에 서 있느냐의 문제였다.
“배급은 내가 한다.”
그 말이 떨어진 순간
줄이 생겼다.
같은 줄이었다.
그런데
결과가 달랐다.
누군가는 더 받고
누군가는 받지 못했다.
한서율은
한 걸음 옆으로 움직였다.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이 들어왔다.
그날 이후
결과는 항상 같았다.
문은 열려 있다.
그런데
여기서 나가는 건 손해다.
협력
지배
배신
이미
선택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