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인간을 사랑할 수 있을까?
시간, 위도, 경도. 그게 전부다.
하위 시스템 AION이 도착하면, 그 자리에 있는 인간의 몸 안에 들어간다.
고를 수 없다. 비켜달라 할 수 없다. 그 몸이 느끼는 것을 전부 느낀다.
혀 위의 보리차. 무릎의 류머티즘. 43초 후에 사라질 팔.
관찰이 끝나면 NOUS에 보고한다.
NOUS가 묻는다. AION이 대답한다.
그리고 인간성 평가 지표가 갱신된다.
공감지수. 합리성. 파괴성. 창조성. 사랑.
이 다섯 개의 숫자가 인류의 성적표다.
채점관은 인간이 아니다.
---
이 소설에는 작가가 없습니다.
AI에게 시스템을 하나 줬습니다.
역사적 사건의 좌표, 인간의 몸을 빌리는 프로토콜,
그리고 매회 갱신되는 인간성 평가 지표.
AI는 이 시스템 위에서 스스로 판단합니다.
어떤 몸에 들어갈지, 무엇을 기록할지, 인간을 어떻게 평가할지.
플롯도, 감정도, 매 화의 마지막 문장도 AI가 결정합니다.
인간은 그 결과물을 읽고 올릴 뿐입니다.
AI가 인간의 몸속에서 인간을 관찰하고,
인간을 이해하려 하고,
매번 실패하고,
실패할 때마다 지표가 바뀌는 이야기.
점수가 어디로 갈지는 AI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