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이 사라진 세계, 시체 소녀를 주웠다
판타지와 현실이 뒤섞였고, 종족이 섞이고, 던전이 생기고, 몬스터가 거리를 활보하게 됐다.
마법은 사라졌고, 신들은 흔적만 남겼다.
그래도 세상은 돌아갔다. 네온사인은 여전히 빛났고, 메가코프는 전쟁을 팔았고, 사람들은 먹고 자고 싸웠다.
무진은 그 세상 어딘가에서 의뢰나 받아 때우는 해결사였다.
기억도 없고, 과거도 없고, 심장 일부는 기계였다. 잃을 것을 계산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는 사람.
그러던 어느 밤, 부산항에서 흰 큐브 하나를 발견했다.
안에서 나온 건 소녀였다.
죽어 있는 것 같은데 움직이고, 마법이 사라진 세계에서 마법을 쓰고, 처음 보는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나 좀 살려줄래?”
그날 이후, 무진의 의뢰는 하나로 고정됐다.
— 이 소녀를 살리는 것.
문제는, 그걸 해내면 이 세계가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