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잔검록(千殘劍錄)
삼 년 전, 화산파 장문인과의 이백칠십팔 초. 중원이 무승부라 불렀던 그 싸움에서 엽무한(葉無恨)은 졌다. 스스로 잔영검(殘影劍)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강호를 떠돌던 그는 낙양에서 열리는 군영비무(群英比武) 소식을 듣게 된다.
만금의 상금에도, 무림맹주의 친서에도 관심 없던 그가 비무대회장에 발을 들인 이유는 단 하나. 삼 년 전 그를 꺾은 검의 정체를 아는 자가 그곳에 있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그런데 비무대회에서 만난 것은 검의 비밀이 아니라, 한 여인이었다.
매화검수(梅花劍手) 설리화(薛離花). 화산파 장문인의 수제자이자 폐관수련 중 홀연히 사라진 여검객. 차가운 매화향 속에 감춘 비밀을 가진 그녀는 엽무한에게 묻는다.
"삼 년 전 그 싸움, 당신이 진 게 아니에요. 사부님이 당신을 살려둔 거예요."
잃어버린 검의 이름, 화산파에 숨겨진 음모, 그리고 검과 검 사이에 피어나는 예기치 못한 감정. 이름 없는 검객과 매화를 든 여인의 강호가 펼쳐진다.
천잔검록(千殘劍錄) — 천 개의 잔영이 새긴 검의 기록.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