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야기꾼 - 1398년, 조선·여진·명나라의 경계가 뒤엉킨 함경도 갑산. 사역원 말단 역관 이산은 국경의 차가운 바람 속에서 ‘먹물 냄새’가 스미는 기괴한 기운을 맡는다. 명나라 황실이 보낸 대술사 왕진이 사신단을 이끌고 도착하고, 산 속에 박힌 말뚝과 피로 얼룩진 제의를 조사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마을을 지키는 봉인이라 믿어졌던 의식은, 파헤칠수록 오히려 무언가를 깨우는 열쇠가 된다. 이산은 부러진 벼루 조각 하나로 겨우 목숨을 건지고, 진실을 아는 자로 지목되어 죄인의 함거에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