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온 : 빗방울에 잠긴 이름
임서하는 오래된 서류더미 속에서
낯선 자물쇠 하나를 발견한다.
차갑고 무게감 있는 그 물건은
설명할 수 없는 이끌림을 품고 있었고
곧이어 나타난 한 남자가 단숨에
그것을 빼앗아간다.
낯선 듯 익숙한 시선, 빗방울에 젖은 눈빛.
그날 이후, 서하는 자꾸만
그 남자가 신경 쓰인다.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사람처럼,
혹은 자신의 이름을 오래 불러온 사람처럼.
자물쇠는 왜 그녀 앞에 나타난 걸까.
우연이 필연으로 변해가는 순간,
시간은 두 사람을 갈라놓으려 한다.
그러나 그들은 알지 못한다.
이 빗속에서 흐르는 이름이 결국
서로를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열쇠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