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 에르난드
구대륙에서 탈출하듯 도망친 사람들이 신대륙의 관문 항구 매나하타에 모였다. 정치적 망명자, 가난과 종교탄압을 피해 도망친 사람들이 뒤섞여 모인 항구도시가 매나하타다. 대항해 시대의 끝무렵이었고 더는 탐험할 새로운 대륙이 남아 있지 않았다.
낮에는 식민지 총독과 군대의 억압을 받았고, 밤이면 구대륙 출신 명문 가문들이 매나하타의 가난한 민중을 핍박했다. 도망친 곳에 천국은 없었다. 매나하타라는 도시가 만들어진 지 100년이 지났고, 시실리에서 도망친 소년 비토 콜리오네가 도착하려면 200년이 더 남아 있었다.
그 항구도시 매나하타에 열여섯 소년 서전(徐詮)이 당도했다. 당시 조선은 숙종 치세였고 인현왕후가 병사하고 장옥정이 사약을 받아 죽은 그 무렵이다. 잠시 이곳 항구에 들렀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예정이던 소년 서전이었지만, 모진 운명은 그를 집으로 돌려보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