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을수록 더욱더
태오의 눈앞에 잔꽃의 잔상을 남겼다.
건물도 돈도 싫다면서
별것도 아닌 부탁 따위에 눈빛을 반짝이는 여자.
생각해 보니 이처럼 쉬운 사냥도 없을 듯했다.
도망칠 기회를 주는 아량을 베풀었음에도
스스로 덫 속으로 걸어 들어오는 먹잇감에게
태오는 조금 더 친절을 베풀기로 했다.
“자, 송은새 씨. 선택권을 주도록 할게요.”
“네?”
“남자친구, 애인, 아니면 남편.”
“……?!”
“셋 중에, 골라요.”
***
“송은새 씨.”
“네?”
“알 거 다 안다면서요.”
“……네?”
마치 은새의 속마음이라도 읽어 내는 것처럼 정곡을 찌른 태오가
피식, 아무렇지도 않게 웃음 짓곤 은새의 손을 끌어 제 목덜미에 올렸다.
“……?!”
“해 봐요. 일단 키스부터.”